화장실 악취 첫번째 용의자 양변기
사람들은 보통 양변기를 더럽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소변을 처리하는 기구이니 더럽게 느끼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면 가장 먼저 의심을 받는 것이 바로 양변기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양변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화장실 악취 종류와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양변기 악취의 종류
사실 양변기는 표면에 유약처리가 되어 있어 생각보다 오염에 강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설치된 상태에서 청소만 잘해준다면 생각보다 훨씬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양변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는 아래 두가지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정화조 냄새
- 소변 지린내
특히 분뇨수거차나 정화조에서나 날법한 분뇨 냄새나 소변지린내같은 경우는 거의 대부분 양변기가 범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럼 악취의 종류별로 악취의 원인과 해결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화조 냄새
마치 분뇨수거차나 정화조에서나 날법한 분뇨 악취가 난다면 아래의 사항들을 의심해볼수 있습니다.
- 양변기 후렌지 설치 불량
- 봉수 파괴 (이중 사이펀, 봉수 보충불량)
물론 오수 입상 누수로 PD 내부가 오염되거나, 하수배관에 오수관이 같이 연결된 특이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후렌지 설치 불량
양변기를 바닥의 오수관에 연결할 때 후렌지(flange)라는 부속을 사용합니다.
양변기용 후렌지에는 연질의 패킹이 부착되어 있어 양변기와 오수관사이의 연결부분을 밀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패킹 이탈 혹은 파손, 누락
가장 흔한 문제는 오수관에 후렌지가 삽입될때 후렌지 삽입부의 패킹이 밀려올라가 정위치를 이탈하거나 씹혀서 끊어지는 경우입니다.
물론 후렌지가 오수관에 삽입되는 형태이기때문에 삽입부의 패킹에 문제가 있어도 오수가 새어나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악취가 스물스물 올라오게 됩니다.
후렌지가 양변기와 체결되는 면에 삽입되는 패킹이 누락되거나 후렌지의 체결이 불량해 패킹이 정상적으로 압착이 되지 않아 연결부가 밀결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악취와 함께 양변기 배수시 물이 새어 나올수 있습니다. 변기와 타일사이의 사춤(메꿈)이 백시멘트로 되어 있다면 시간이 경과했을때 백시멘트가 오염되어 변색되기도 합니다.
후렌지 자체가 누락된 경우
간혹 양변기를 설치할 때 후렌지 자체를 빼고 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렌지를 사용하지 않고 시공한 경우 양변기 바닥쪽 후렌지 체결용 볼트 역시 누락되기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현재 100mm PVC VG2 파이프를 오수관으로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간혹 방음효과를 위해 살두께가 두꺼운 VG1 로 오수관이 시공되어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PVC 배관은 호칭규격이 외경기준으로 되어 있습니다. PVC 100mm의 경우 외경은 VG1이나 VG2나 모두 114mm 입니다.
외경은 같은데 살두께가 다르니 당연히 내경도 다릅니다. PVC VG1 100mm 파이프의 내경은 100mm, VG2는 107mm입니다.
호칭지름 | 외경 | 살두께 | 내경 | ||
VG1 | VG2 | VG1 | VG2 | ||
35 | 42 | 42 | 3.1 | 35 | 38 |
40 | 48 | 48 | 3.6 | 40 | 44 |
50 | 60 | 60 | 4.1 | 51 | 56 |
65 | 76 | 76 | 4.1 | 67 | 71 |
75 | 89 | 89 | 5.5 | 77 | 83 |
100 | 114 | 114 | 6.6 | 100 | 107 |
세대 화장실 오수관으로 주로 100mm PVC VG2 파이프가 사용되다 보니 시중에 유통되는 후렌지는 보통 VG2용입니다.
VG2 배관용 후렌지는 오수관 안으로 삽입되는 삽입부의 외경이 100mm 이상이기 때문에 내경이 100mm인 VG1 PVC 100mm파이프에 삽입이 되질 않습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디 아예 후렌지를 체결하지 않고 오수관 주변까지 백시멘트로 사춤해 양변기를 올려두는 식으로 시공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오래된 화장실은 오수관이 75mm 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 백시멘트로만 사춤하여 시공하기도 합니다.
오수관에 맞는 규격의 후렌지를 사용하거나, 배관을 수정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게 현실입니다.
해결방법
후렌지의 설치 불량으로 인한 악취문제는 사실 가정에서 직접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단순히 후렌지의 패킹이 밀린 정도라면 어쩌면 양변기만 들어내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양변기를 들어내기전에는 어떤 문제인지조차 확인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후렌지 자체가 설치 안되어 있는 경우라면 어지간하면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후렌지만 끼우면 간단할 일을 일부러 백시멘트를 덕지덕지 발라가며 구차하게 꾸역꾸역 설치했을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요.
패킹 문제가 아니라면 양변기를 뜯어놓고 수습자체가 안될 가능성이 크겠죠?
아파트라면 단지안 상가나 인근 설비업체쪽에 문의하는 편이 가장 좋습니다. 주변 업체라면 해당 아파트 화장실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봉수 파괴
변기의 배수 수로는 거꾸로된 U자 모양의 트랩으로 되어 있습니다. 트랩에 의해 변좌 안으로 일정 수위 이상의 물이 고이게 되는데 이 물을 봉수라고 합니다.
봉수는 오수관에서 올라오는 악취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봉수의 양이 충분하지 않아 아래와 같이 수로가 열린 경우 봉수가 파괴되었다고 표현합니다.
봉수가 파괴되면 오수관의 악취가 그대로 화장실로 올라오게 됩니다.
봉수 파괴의 원인
봉수가 파괴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양변기에 국한해서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중 사이펀
- 보충수 유입 불량
- 기타
오수관의 통기 불량으로 인해 다른 세대에서 양변기의 물을 내렸을 때 봉수가 빨려나가거나 뿜어져나오는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경우엔 해당세대 한 세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논외로 하겠습니다.
이중사이펀
양변기의 배수는 사이펀 현상을 이용합니다. 사이펀에 대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중 사이펀은 양변기의 물을 내렸을 때 이런 사이펀현상이 2번 연달아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주로 물탱크의 마개가 늦게 닫히는 경우 발생합니다.
오래전 현업에서 일할땐 물탱크에서 변좌로 이어지는 구멍을 막아주는 마개를 플래퍼라고 불렀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아마 마개가 개방된 후 수위가 일정수준 이하로 줄어들때까지 물에 부유하면서 물구멍이 닫히는 시간을 조절해주기 때문에 그런 용어를 사용했던 것 같은데, 올바른 용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플래퍼가 물속에 부유하는 시간에 따라 물탱크에서 변좌로 쏟아지는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을 이어주는 볼체인의 길이로 플래퍼가 부유하는 시간, 즉 물탱크가 닫히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중 사이펀이 일어나는 경우는 볼체인, 즉 줄의 길이가 조금 짧아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줄의 길이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물을 내리다 보면 이중사이펀이 일어나지 않는 타이밍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보충수 유입 불량
위에서 얘기했던 대로 플래퍼는 물탱크의 수위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가라앉아 물구멍을 막습니다.
아마 사이펀 작용으로 봉수가 거의 다 빠져나갈즘이 될텐데요. 소리를 잘 들어보면 플래퍼가 떨어져 "텁"하고 물구멍이 막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렇게 플래퍼(마개)가 닫히면 물탱크 바닥의 급수구멍을 통해서는 더이상 변좌로 물이 쏟아지지 않습니다.
그럼 봉수는 어떻게 채워질까요? 봉수는 플래퍼가 달린 플러싱탑의 보충수관을 통해 채워집니다.
보충수는 필밸브로부터 보충수 급수호스를 통해 플러싱탑의 보충수관으로 공급됩니다.
이 보충수 급수호스가 플러싱탑의 보충수관으로부터 이탈했거나 필밸브쪽 급수호스 연결부가 분리 혹은 파손된 경우 보충수가 공급되지 않아 봉수가 차오르지 않는 문제가 생깁니다.
대부분은 급수호스가 정위치에 다시 고정해주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됩니다.
만약 부속이 파손된 경우라면 필밸브자체를 교체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양변기 급수용 앵글밸브를 열고 닫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기때문에 어지간하면 업체를 통해 교체받는것을 추천드립니다.
양변기 수로 크랙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양변기를 구워내는 과정에 크랙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수시 걸러지면 좋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때문에 안걸러지는 경우가 더라 있습니다. 그리고 봉수가 고이는 부분에 크랙이 있다면 봉수가 새어나와 봉수 파괴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크랙으로 인해 봉수가 새어나오는 경우 양변기 아래쪽 사춤된 백시멘트 주변이 항상 젖어 있게 됩니다.
봉수가 주는데 양변기 주변이 늘 축축하게 젖어있다면 이 경우를 의심해 볼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양변기를 교체해야 합니다.
통기불량
오수관의 통기 불량으로 인해 봉수가 빨려나가 파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아파트에서 통기배관이 잘못 설치된 경우에 주로 볼수 있습니다.
봉수가 빨려나가는것 외에도 다른 세대 양변기 배수시 봉수가 출렁이거나 분출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어 원인 파악은 비교적 쉽습니다. 하지만 해당 세대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 해결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은 이웃 세대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동일한 문제가 확인된다면 협의하에 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변 지린내
단순히 소변 지린내가 나는 문제라면 거의 대부분 청소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변기에는 아무리 꼼꼼하게 청소한다해도 도저히 청소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트나 비데가 고정된 부분입니다. 물탱크와 변좌가 각각 다른 조각으로 되어 있는 투피스 양변기라면 탱크와 변좌의 연결부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서서 변좌에 소변을 보는 경우 필연적으로 변좌밖으로 소변이 튀게 됩니다.
유약처리된 도기 표면은 가벼운 청소로 오염을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시트나 비데가 고정된 부분이나 탱크와 변좌고 결합된 부분은 분리하지 않는 함 오염을 직접적으로 제거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능하면 시트나 비데를 주기적으로 한번씩 분리한 후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방수기능이 없는 비데라면 청소시 반드시 분리한 후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엔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자분들도 많아졌습니다. 습관이 되면 번거로울 것도 없습니다. 습관을 바꿔보는 것도 소변 지린내를 없앨 수 있는 좋은 해결점이 될 것 같습니다.
마치며
화장실 악취 문제는 사실 원인을 알 수 없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문제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양변기가 가지고 있는 악취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세면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와 그원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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